해외 섹슈얼 웰니스 스타트업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한 글로벌 섹슈얼 웰니스 시장. 성에 대한 개방적인 인식과 함께 섹슈얼 웰니스도 ‘여성건강’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방면으로 발달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인사이트 넘치는 해외의 섹슈얼 웰니스 서비스/프로덕트들 몇 가지를 소개할게요.
*섹슈얼 웰니스가 뭐야? 이전 포스팅을 확인해보세요!
1. 온라인 산부인과, 1:1 비대면 클리닉부터 다양한 가족형태를 고려한 임신 클리닉까지
미국 2030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대면 산부인과 'Nurx'는 개인화된 여성 온라인 클리닉로, 경구피임약, 질 유산균, 여드름 치료제, HPV 스크리닝, 코로나 테스트기, 탈모치료제 등 다양한 여성건강 의약품들을 집으로 배송해주며 24/7 어디에서나 전문의와 비대면으로 진료와 처방을 받을 수 있어요. 정기구독도 가능해요.
임신, 출산과 관련된 사전, 사후 상담과 관리를 제공하는 영국의 비대면 산부인과 클리닉이에요. 집에서 간편하게 전문가와 상담 받을 수 있고 자연임신 뿐 아니라 난자 냉동, 정자기증, 인공수정 등 임신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맞춤형 지원해줘요. 특히 남녀커플 뿐 아니라 다양한 가족구성에 맞는 맞춤형 임신, 출산 케어를 지원해요.
2. 남성을 위한 섹슈얼 웰니스 & 헬스 케어
남성만을 위한 디지털 헬스클리닉 Roman은 미국의 섹슈얼 웰니스 & 헬스케어 플랫폼인 'ro'에서 만든 남성전용 서비스에요. 발기부전, 성건강, 테스토스테론 등을 위한 처방 및 의약품과 탈모치료 등을 제공하고 온라인으로 판매해요.
hims 역시도 남성 맞춤형 비대면 헬스클리닉으로 성 건강 뿐 아니라 탈모, 정신건강, 스킨케어 솔루션과 의약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해요. hims 개발사에서는 여성을 위한 정신건강, 탈모, 셀프케어 클리닉인 hers라는 브랜드도 운영하고 있어요.
3. 건강한 만족을 위한 앱 & 프로덕트
모든 젠더와 성적지향을 위한 인터렉티브 섹슈얼 웰빙 어플리케이션으로, 모두의 섹슈얼 라이프를 더욱 행복하고 건강하게 증진시켜 줄 강의와 가이드, 실제 스토리들을 담고 있어요. 미국 기반 스타트업 Athais에서 개발했어요.
파트너와 함께 듣는 오디오 가이드 앱 Ferly는 세션, 워크숍, 퀴즈, 이야기를 통해 서로가 어떻게 느끼는지 깊이 이해하고 탐구할 수 있게 도와줘요. 런던 베이스의 스타트업 Ferly는 글로벌 1위 명상어플 Calm의 공동창업자와 Spotify의 디렉터 등 탑티어 투자자들로부터 1.5백만 유로의 투자를 받기도 했어요.
섹스와 성건강 관련 다양한 프로덕트를 판매하는 미국 기반 브랜드에요. 단순 섹스토이 뿐 아니라 다양한 아로마 제품, 마사지 오일 등으로 유명해요. 남성과 여성이 고객의 절반을 차지하고 세포라의 '인티메이트 케어' 섹션에 지난해 입점되기도 했어요.
rythm은 연인 혹은 파트너와 안전하게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카드게임을 판매해요. 섹스 테라피스트 등 전문 상담가들에 의해 개발된 카드게임은 파트너와 함께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무해하고 깊은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도와요.
4. 덜 불쾌한 월경을 위한 프로덕트
미국 섹슈얼 웰니스 대표 스타트업 중 하나인 Thinx는 다회용 월경팬티를 중점으로 월경 관련 제품들을 판매해요. 편안하고 흡수력이 좋으며 세탁기에 세탁할 수 있는 다회용 월경 팬티를 통해 여성건강과 환경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어요.
전세계 다운로드 1위 월경주기 트래킹 어플인 Flo 역시도 여성의 더욱 편안한 월경을 통해 섹슈얼 웰니스에 다가가는 서비스에요. 월경 트래킹 뿐 아니라 가임 주기 캘린더, 임신 관련 지원과 정보도 제공해요.
국내 섹슈얼 웰니스 스타트업
국내 섹슈얼 웰니스 시장 역시 2020년을 전후로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아직 해외처럼 광범위한 영역을 커버하고 있진 않지만, 여성 성 건강, 월경, 인티머시 관련 제품과 서비스가 많이 출시되고 있어요. 성에 대한 터부가 더욱 강한 국내 환경 속에서 국내 브랜드들은 제품개발 뿐 아니라 섹슈얼 웰니스의 중요성을 전달하기 위한 콘텐츠 제작과 브랜딩에 힘을 쏟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Naked with Nature’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러브젤, 콘돔, 생리용품 등 다양한 섹슈얼 웰니스 제품을 제작, 판매하는 체레미 마카는 지속가능한 섹슈얼 헬스케어 브랜드에요. 성과 재생산 건강과 권리를 실현한다는 미션을 지닌 소셜벤처이기도 하죠.
여성이 여성을 위해 제작한 콘돔 브랜드로 시작한 세이브앤코는 남성중심적인 콘돔시장에 의문을 던지고 있으며, 여성청결제, 영양제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어요. SAIB-SAID라는 매거진을 통해 섹슈얼 웰니스 관련 아티클도 발행해요.
여성에게 필요한 앱 기반 성지식 플랫폼, '자기만의방'은 섹슈얼 웰니스에 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커뮤니티와 월경 다이어리 등을 제공해요. 특히 아까 소개드린 미국의 섹슈얼 웰니스 스타트업 Dame과의 협업으로 섹슈얼 웰니스 프로덕트들을 판매하고 있어요.
1만 여명의 회원을 둔 앱 기반의 섹슈얼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디핑은 섹스에 초점을 둔 큐레이션 앱으로, 콘돔, 젤, 섹스토이 등 성인용품을 다양한 카테고리로 소개하고, 섹스 칼럼, 피임법 등 성에 대한 올바른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지원해요.
더 나은 삶을 위한 작은 변화를 만드는 여성 웰니스 브랜드 티읕은 생리컵 등 월경용품, 여성 건강기능식품, 마사지 젤, 콘돔 등 다양한 자체제작 상품들을 판매하고 T-Letter라는 섹슈얼 웰니스 관련 뉴스레터를 발행해요.
라엘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한인 여성 3인이 만든 글로벌 브랜드로 편안한 생리주기를 위한 페미닌케어, 건강기능식품, 호르몬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스킨케어까지 여성의 생애주기 맞춤형 우먼웰니스 케어를 제공해요. 건강 매거진 발행과 우먼 웰니스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어요.
펨테크가 헬스케어 산업에 혁신의 바람을?!
맥킨지&컴퍼니 아티클에 따르면 섹슈얼 웰니스 관련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헬스케어 시장에 수많은 혁신의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어요.
1. 비대면 진료/처방 서비스의 대중화
LA 기반의 여성 웰니스 비대면 클리닉 (Tia), 혁신적인 오프라인 임신클리닉 (Kindbody) 등은 혁신적인 소비자 중심의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기존 진입장벽이 높았던 산부인과 진료와 처방에 대한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섹슈얼 웰니스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어요.
2. 임신도 이젠 셀프케어 시대
여성들은 이제 병의원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건강에 대한 전문적인 데이터들을 직접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되었어요. 산부인과 케어 딜리버리 어플인 ‘Bloomlife’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원격으로 임산부를 모니터링하고 전문적인 분석도 제공해요. 미국 섹슈얼 웰니스 브랜드 ‘ro’에서는 집에서 직접 임신 호르몬 레벨을 테스트할 수 있는 ‘Modern Fertility Hormone Test’를 판매해요.
3. 사회적 편견에 대응
여성의 섹스 및 성 건강과 관련된 고충을 해결하는 맞춤형 상담 및 콘텐츠 앱 ’meetrosy’, 여성 건강과 직결된 고관절, 유방 등 신체 케어 제품을 판매하는 ‘Elvie’, 갱년기 관련 교육, 1:1 케어, 커뮤니티 솔루션 ‘Elektra Health’ 등의 제품과 서비스는 사회적으로 경시되거나 금기시됐던 여성 건강 영역을 직접 타깃하여 편견과 싸우고 있어요.
4. 사회적 소수자/약자 맞춤형 케어
흑인 여성 특화 섹슈얼 웰니스 서비스 ‘health in herhue’, LGBTQ+ 성소수자들을 위한 헬스케어 및 섹슈얼 웰니스 서비스 ‘FOLX Health’, 동부아프리카 저소득층 여성 건강을 위한 의약품 비대면 처방 및 배달 서비스 ‘Kasha’ 등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케어들도 생겨나고 있어요.
해외vs국내 섹슈얼 웰니스 비즈니스, 비교해보니
해외 펨테크 기업들을 분석하다보니 발견한 흥미로운 점은, 사업 영역이 단순히 여성 건강에만 머문다기보다, 더 넓은 범위로 ‘확장’되고 ‘연결’된다는 것인데요. 산모 케어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가족계획, 재생산과 관련된 생애주기를 모두 커버하는 서비스로 확장된다거나, 직장 내 임산부 및 산모 지원을 돕는 솔루션에서 출발해 갱년기 여성을 위한 솔루션으로 확장되는 사례가 그것이에요. 섹슈얼 웰니스에 대해 더욱 개방적이고 가족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발달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지, 국내 산업에서 정의되고 있는 것보다 더 넓은 영역을 ‘섹슈얼 웰니스’로 포함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깊었어요.
펨테크와 섹슈얼 웰니스 비즈니스는 여성을 넘어 헬스케어 생태계 자체, 그리고 그 이상의 범주까지도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력을 촉진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노년에 접어드는 직장 내 고위직 여성에게 발생하는 폐경과 갱년기 질환은 단순히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생산력과 노동력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해요. 회사가 여성이 겪는 갱년기 질환을 터부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은 그의 리더십 아래에 있는 다른 젊은 여성들에게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죠.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기술적인, 소비자 중심의 솔루션을 동원하는 것은 미래 여성 리더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어요.
섹슈얼 웰니스 산업 전체의 여성지향성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한데요. 섹슈얼 웰니스 비즈니스에서 여성은 소비자일 뿐 아니라 생산자이기도 하고, 그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주요한 헬스케어 의사결정자이기도 해요. 1차적으로는 인구 절반을 타깃하고, 2차적으로는 여성을 둘러싼 모든 인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섹슈얼 웰니스’는 여성을 넘어 사회전체의 웰니스를 위한 핵심적인 산업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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