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부서간 갈등이 생겼을 때 당사자끼리 직접 해결하기보다 HR이나 팀장을 거치는 경우가 더 많다
② "말해봤자 달라지는 게 없다"는 반응이 팀 내에서 나온 적 있다
③ 팀빌딩·워크숍 이후 2~3개월이 지나면 갈등이 비슷하게 돌아온 경험이 있다
④ 갈등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당사자들이 공식 채널을 피하는 것 같다
부서간 갈등 해결방안을 찾아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는데 매번 제자리인 상황에 놓이셨나요? 어떤 식으로 시도하고 계신가요? 여러 시도를 해보아도 결과가 매번 제자리라면 방식 자체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좋은 갈등과 나쁜 갈등의 차이는 무엇인지, 부서간 갈등을 없애려고 노력할수록 더 쌓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HR이 중재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를 알아볼게요.
갈등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같은 부서간 갈등이라도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다릅니다. 이 구분은 감각적인 표현이 아니라 조직행동 연구에서 오래 검증된 틀인데요. 조직심리학자 Karen Jahn은 집단 내 갈등을 과업 갈등과 관계 갈등으로 나눴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좋은 갈등과 나쁜 갈등도 이 두 유형에 해당됩니다.
좋은 갈등은 목표와 방법에 대한 불일치를 드러내고 논의하는 형태입니다. 불편하지만 결론이 나고, 조직이 앞으로 움직입니다. 팀이 살아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나쁜 갈등은 다릅니다. 감정이 쌓이고 회피가 늘어납니다. 공식 채널 대신 이면 소통이 늘어나고, 먼저 이야기를 꺼낸 사람이 불이익을 받는 경험이 반복되면 조직은 조용히 굳어갑니다.
조직심리 분야에서 널리 인용되는 De Dreu와 Weingart의 연구에 따르면, 과업 갈등조차 팀 성과·만족과 부적 상관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갈등의 유형만으로 좋고 나쁨이 자동으로 갈리지 않습니다. 같은 과업 갈등이라도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팀에서는 학습으로 이어지고, 그렇지 못한 팀에서는 관계 갈등으로 번집니다. 결국 핵심은 유형 그 자체보다 "말할 수 있는 환경인가"입니다.
겉으로 조용한 팀이 반드시 건강한 팀은 아닙니다. 갈등이 없는 게 아니라 말 못하는 상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 못하는 상태"는 심리적 안전감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됩니다. 하버드의 Amy Edmondson은 이를 "대인 관계의 위험을 감수해도 안전하다고 팀원들이 공유하는 믿음"으로 정의했고, 이 믿음이 높을수록 팀이 더 잘 학습하고 성과를 낸다는 것을 51개 작업팀 연구로 보였습니다.
나쁜 갈등이 진행 중일 때 HR 눈에 보이는 신호가 있습니다. 갈등 당사자들이 서로 직접 소통하지 않고 제3자를 경유하거나, 공식 채널에서는 "괜찮아요"인데 1:1 면담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오거나, 특정 안건이 회의마다 결론 없이 넘어가는 패턴이 반복될 때입니다. 반면 좋은 갈등은 회의 중 의견 충돌이 있더라도 그 회의 내에서 결론이 나고, 다음 번에 같은 안건이 올라오지 않는 형태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서간 갈등 앞에서 HR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팀빌딩을 한번 진행해보면 어때요?
1:1 면담으로 갈등 당사자들 만나봤어요?
부서간 갈등 해결방안으로 이런 접근이 자주 제안되는데, 틀린 건 아닙니다. 다만 갈등의 원인이 구조에 있다면, 이벤트성 접근은 증상 완화에 그칩니다. 잠깐은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3개월만 지나도 다시 원상복귀되는 경우가 많아요. 단발성 액션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의미인데요.
부서간 갈등이 반복되는 조직일수록 갈등을 빨리 없애야 한다는 압박이 강합니다. 역설적으로 이 압박이 부서간 갈등을 더 오래 남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을 다루지 않고 증상만 빠르게 처리하려 할 때 생기는 일입니다.
갈등의 구조적 원인은 대부분 세 가지에서 옵니다. 부서간 목표(KPI)가 연결되어 있지 않거나, 정보를 공유할 경로가 없거나, 한정된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 구도가 있거나.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팀빌딩으로 쌓은 유대감이 3개월을 버티기는 어렵습니다.
부서간 갈등이 보일 때 HR이 취하는 방식은 대부분 4가지 중 하나입니다. 각각에는 효과적인 상황이 있고, 그것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한계도 있습니다.
회피하는 것을 무슨 방법이라고 하냐고요? 부서간 갈등 초기에 당사자들이 스스로 해소할 여지가 있을 때, HR이 불필요하게 개입하면 오히려 갈등을 공식화해 부담을 키울 수 있습니다. 지켜보는 것 자체가 전략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다만 지켜보는 것이 방치가 되지 않으려면 의도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특정 구성원의 회의 참여도가 눈에 띄게 낮아지거나, 협업 채널에서 응답이 줄어들거나, 비공식 경로로 불만이 전달되기 시작한다면 개입을 검토해야 하는 신호입니다.
💡 추천 전략
갈등의 강도가 낮고, 당사자들이 대화할 의지가 있는 초기 단계에 유효합니다. HR이 신호를 모니터링하면서 개입 시점을 판단하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 주의점
좋은 갈등이 나쁜으로 굳어가는 동안 손을 놓는 것과 같을 수 있습니다. 조용해진 게 해소된 게 아닐 수 있어요. "기다리면 된다"는 판단이 나쁜 갈등을 키우는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입니다.
가장 정석적이면서도 조심스러운 방법입니다. 갈등이 심각하고 당사자들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빠른 개입이 가능합니다. 단기적으로 감정을 진정시키고 대화 구조를 만드는 데 효과적입니다. 미국의 갈등 해결 전문 컨설팅 Pollack Peacebuilding이 정리한 통계에 따르면, 직장 내 조정에 참여한 사람의 약 74%가 갈등이 대부분 또는 완전히 해소됐다고 답했습니다.
중재를 진행할 때는 당사자를 처음부터 한 자리에 앉히는 것보다 개별 면담을 먼저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자의 입장을 파악한 뒤 공통점을 찾고, 합동 대화의 틀을 만드는 순서입니다. HR이 중재자로 들어갈 때 핵심은 판단보다 질문이에요.
💡 추천 전략
중재할 때는 결론을 HR이 내리는 것보다 당사자들이 스스로 결론에 도달하도록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면담 이후 합의 내용을 문서화해두면 재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 주의점
HR이 계속 개입해야 하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습니다. 당사자들이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는 경험을 쌓지 못하면, 이후 갈등이 생길 때마다 HR을 찾는 패턴이 반복될 수 있어요.
신고 채널, 익명 의견함, 정기 1:1 등 부서간 갈등을 공식적으로 다룰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조직 규모가 커질수록 제도 없이는 갈등 신호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도 설계에서 중요한 건 접근성입니다. 경로가 너무 공식적이거나 복잡할수록 구성원들은 사용하지 않게 됩니다. 이미 운영 중인 팀 회고나 정기 1:1에 갈등을 꺼낼 수 있는 장치를 끼워 넣는 방식이 처음부터 새 채널을 만드는 것보다 실제 사용률이 높은 경우가 많아요.
💡 추천 전략
제도를 만들 때는 "신고 채널"보다 "대화 채널"로 설계하는 게 심리적 장벽을 낮춥니다. 정기 팀 회고나 1:1 면담처럼 갈등이 커지기 전에 작은 불편함을 꺼낼 수 있는 구조가 부서간 협업 활성화 방안으로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 주의점
제도가 있어도 쓰지 못하는 심리적 장벽이 존재합니다. 먼저 이야기를 꺼낸 사람이 불이익을 받는 경험이 한 번이라도 쌓이면 제도는 형식이 됩니다.
갈등이 반복되는 구조적 원인(목표 불일치, 접점 부재, 자원 경쟁)을 사전에 설계합니다. 이전 글에서 다룬 사일로 구조와 연결되는 접근법으로, 부서간 협업 활성화 방안 중 가장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앞의 세 방식이 갈등이 생긴 이후에 대응하는 방식이라면, 구조형은 갈등이 덜 생기는 환경을 먼저 만드는 접근입니다. Jehn(1995)이 집단 구조를 갈등 결과의 핵심 변수로 본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 추천 전략
부서간 공동 목표 설정, 비공식 접점 설계, 성과 지표 연동 등 구조 변화부터 시작합니다. 부서간 협업 활성화 방안으로 접근할 때는 갈등이 생기는 상황을 수습하는 게 아니라 갈등이 덜 생기는 구조를 만드는 관점이 핵심입니다.
⚠️ 주의점
시간이 걸리고 단기 성과가 보이지 않습니다. 경영진 설득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HR 단독으로 실행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4가지 방식 중 구조형이 가장 근본적이지만, 중재형과 제도형 없이 구조형만으로 가기는 어렵습니다. 부서간 갈등 해결방안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갈등이 이미 발생한 상황이라면 중재형으로 빠르게 대응하면서 제도를 보완하고, 장기적으로 구조를 바꾸는 흐름이 현실적입니다.
아래 4가지 중 해당하는 항목을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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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부서간 갈등이 생겼을 때 당사자끼리 직접 해결하기보다 HR이나 팀장을 거치는 경우가 더 많다
② "말해봤자 달라지는 게 없다"는 반응이 팀 내에서 나온 적 있다
③ 팀빌딩·워크숍 이후 2~3개월이 지나면 갈등이 비슷하게 돌아온 경험이 있다
④ 갈등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당사자들이 공식 채널을 피하는 것 같다
① ② 해당 → 갈등이 구조 안으로 숨고 있는 신호입니다
말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서간 협업 활성화 방안을 찾기 전에, 이 시점에서는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는 구조 설계가 먼저입니다.
③ ④ 해당 → 단발성 접근으로만 대응하고 있는 신호입니다
이벤트형 해소와 구조적 변화를 구분할 시점입니다. 부서간 갈등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면, 갈등의 원인이 접점 부재인지, 목표 불일치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게 필요합니다.
모두 해당 → 좋은 갈등이 나쁜으로 굳어가고 있는 초기 신호입니다
지금이 구조를 건드릴 수 있는 가장 이른 시점입니다. HR 단독보다 경영진과 대화를 시작해야 할 지점입니다.
부서간 갈등이 없는 팀은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갈등이 없거나, 갈등을 말하지 못하거나. 겉으로 조용한 팀이 실제로는 불만이 가장 많이 쌓여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도 아무 말도 안 한다"는 상황이 오히려 먼저 점검이 필요한 신호일 수 있어요.
초기 단계에서는 가능합니다. 다만 감정이 강하게 개입된 갈등이나 직급 차이가 큰 갈등에서는 외부 전문가 개입을 검토하는 게 좋습니다. HR이 중재자로 들어갈 때 가장 중요한 건 결론을 내리는 게 아니라 당사자들이 스스로 결론에 도달하도록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가장 빠른 구분 기준은 '말할 수 있는가'입니다. 부서간 갈등이 있을 때 당사자들이 불편함을 꺼낼 수 있고, 그 대화가 결론으로 이어진다면 좋은 갈등입니다. 반면 대화 자체를 피하거나, 같은 갈등이 반복되거나, 말한 사람이 불이익을 받는다면 나쁜 갈등의 신호입니다.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부서간 협업 활성화 방안과 갈등 해소는 병행할 수 있고, 오히려 공동 목표 설정이나 접점 설계처럼 협업 구조를 만드는 것 자체가 갈등을 줄이는 선제적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갈등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 협업 구조를 만들겠다고 기다리면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사일로는 부서간 갈등의 전 단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부서간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목표가 분리된 상태에서 자원이나 협업 문제가 생기면 사일로가 부서간 갈등으로 번집니다. 이전 글에서 사일로를 구조로 진단했다면, 이 글에서는 그 이후 단계인 부서간 갈등 상황에서 HR이 어떻게 개입할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부서간 갈등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면, 한 가지를 먼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갈등이 없는 건지, 갈등을 말하지 못하는 건지 말이죠. 좋은 갈등과 나쁜 갈등의 차이를 이해하고, HR이 개입할 수 있는 방식을 알면 접근법이 달라집니다. 글 하나로 다 풀리진 않겠지만, 우리 팀 갈등이 어느 상태인지 비춰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조직문화 업무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한 KPI 지표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