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달램입니다. 🙂
"별일 아닌데 갑자기 눈물이 났어요." "요즘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요."
쉬지 않고 달려온 시간들이 어느 순간 나를 뒤로 밀어내고 있다는 느낌, 한 번쯤 느껴보셨죠. 바쁜 일정과 일상의 압박 속에서 우리는 종종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느끼는 일을 뒤로 미룬 채 살아갑니다. 그래서 오늘은,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돌보는 데 꼭 필요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글은 마음상봉심리상담센터 윤혜정 대표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대표님은 예술기반 심리치료와 감정조절 전문가로, 직무 스트레스와 번아웃 회복 상담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대구사이버대학교 미술치료학과 외래교수를 역임하시고, 기업 및 기관 EAP 프로그램을 통해 직장인들의 정서적 회복을 돕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감각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 그리고 '감각'과 '동작'을 통해 감정을 회복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B씨의 이야기: ‘별일 아닌데 눈물이 났다.’성과 중심 문화, 왜 감정을 놓치게 될까?감각과 동작이 감정의 문을 열다.뇌과학이 말하는 감각 기반 활동의 효과일상에서 시도해 볼 감각 기반 자기 점검감각을 돌보면 업무 효율도 높아진다.혼자서도, 때로는 함께
B씨의 이야기: ‘별일 아닌데 눈물이 났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보고서 마감이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밤늦게까지 자료를 수정하고, 회의가 끝나자마자 다시 피드백을 반영하며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곤 하죠. 집에 돌아와도 머릿속은 여전히 업무 생각으로 가득 차 있고, 몸은 지쳐 있는데 정작 “나는 지금 어떤 기분이지?”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지 못합니다.
성과에 집중할수록 감정은 점점 뒤로 밀려나고, 어느 순간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 채 하루를 버텨나갑니다.

대기업 전략팀의 B씨 역시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분기 보고서를 준비하며 며칠째 야근을 이어가던 그는
‘지금은 버텨야 한다.’는 생각으로 몸과 마음의 피로를 외면했습니다.
그러던 중 회의에서 상사의 짧은 피드백 한마디에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나서야 그는 스스로 당황했습니다.
‘별일 아닌 일인데.., 왜 이렇게 반응했지.’
이는 단순히 감정이 약해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억눌린 감정이 쌓여 예기치 않은 순간에 터져서 나온 것일 수 있습니다.
성과 중심 문화, 왜 감정을 놓치게 될까?
현대의 조직은 효율과 속도를 중시합니다. 업무 지표와 성과를 맞추기 위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오랫동안 억누르면 그 에너지가 쌓여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터져 나옵니다. 피로와 짜증이 반복되고, 작은 일에도 감정적으로 반응하거나 무기력에 빠지는 경우가 흔해집니다.
감정은 성과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집중력과 창의력의 근원입니다.
감정을 알아차리고 다루는 힘이야말로 성과를 장기적으로 지탱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감각과 동작이 감정의 문을 열다.
우리가 경험을 표현할 때 언어와 생각보다 먼저 감각과 몸의 움직임이 반응한다고 봅니다.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언어와 사고기능이 위축되어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생각을 정리하려 애쓰기보다 손끝의 감촉이나 단순한 움직임을 통해 몸의 신호에 먼저 귀 기울이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 종이의 질감, 팬이나 파스텔이 종이에 닿는 촉감
- 손끝으로 부드럽게 선을 긋거나 작은 원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동작
- 점토나 스트레스볼을 천천히 주무르는 감각
이처럼 단순하고 반복적인 활동은 긴장된 에너지를 풀어주고 불안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말로 꺼낼 수 없는 감정이 감각과 동작을 거쳐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면서 마음은 비로소 자신이 느끼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합니다.
뇌과학이 말하는 감각 기반 활동의 효과
강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편도체가 위협 반응을 빠르게 일으키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전전두엽 활동이 억제됩니다. 그 결과 집중력, 기억력, 언어적 표현력이 떨어지고 복잡한 사고가 어려워지다 보니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생각이 안난다.”, “말이 막힌다.” 라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손과 눈의 협응이 필요한 단순한 감각 활동은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고, 뇌의 감각-운동 회로를 자극해 불안과 긴장을 완화합니다. 이 과정은 스트레스 조절과 회복탄력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참고: Kaimal et al., 2016; Belkofer et al., 2014; 김지희 & 김은영, 2024
일상에서 시도해 볼 감각 기반 자기 점검
모든 직장인이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습관만으로도 자기 상태를 점검하고 회복할 수 있습니다.
- 1분 감각 체크 업무 중 잠깐 멈추고 지금 가장 먼저 느껴지는 신체 부위를 살펴보세요. 손끝이 차갑거나 어깨가 뻣뻣하다면 긴장이 쌓인 신호입니다.
- 동작 활동 회의 전 긴장이 높을 때는 펜으로 종이에 자유롭게 선을 그리거나 메모지 구석에 작은 원을 반복적으로 그려보세요. 단순한 움직임이 긴장을 풀어줍니다.
- 감각 기록 보고서를 마감한 날, 또는 중요한 발표가 끝난 후 몸의 감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간단히 적어보면 감정의 변화를 더 잘 인식할 수 있습니다.
- 짧은 감각 휴식 점심시간에는 음식의 향, 맛, 씹히는 질감을 음미하고, 퇴근길에 들리는 소리와 빛의 색감을 잠시 느껴보세요. 현재에 머무는 짧은 휴식이 마음을 안정시킵니다.
감각을 돌보면 업무 효율도 높아진다.
감정은 우리의 스트레스와 에너지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이자 집중력과 창의력을 지키는 나침반입니다. 감각과 동작을 활용한 자기 인식은 번아웃을 예방하고, 회복탄력성을 높여 결국 더 지속 가능한 성과를 가능하게 합니다.

조직 차원에서도 감각과 감정을 존중하는 환경은 집중과 창의성이 살아 있는 건강한 직장을 만듭니다.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공간, 자연광과 따뜻한 색감의 조명, 부드러운 소음 조절 같은 작은 변화는 우리의 정서적 안정을 돕습니다.
혼자서도, 때로는 함께
감각을 활용한 자기돌봄은 일상 속 작은 습관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오랜 시간 쌓인 긴장과 감정의 얽힘은 혼자 다루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전문가의 안내가 도움이 됩니다.
작은 멈춤과 감각의 회복은 결국 더 오래 지속되는 집중력과 에너지로 이어집니다. 오늘 하루 업무 중 단 1분이라도 멈추어 내 몸에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 보세요.
감각과 동작은 감정을 만나는 가장 가까운 문입니다.
그 문을 열어야 건강한 에너지가 다시 흐르고 성과를 지속할 힘도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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