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증후군, 마음의 피로를 덜어내는 심리학적 회복법

두리봄 심리상담센터 권두리 대표님이 소개하는 명절 증후군과 명절 증후군 회복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추석 이후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를 덜어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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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6, 2025
추석 명절 증후군, 마음의 피로를 덜어내는 심리학적 회복법
안녕하세요 달램입니다.
이번 추석 연휴는 개천절과 주말이 이어지면서 무려 7일간의 황금 연휴였죠!
한가위 보름달처럼 마음도 넉넉해지면 좋겠지만, 현실의 추석은 많은 이들에게 ‘쉬는 명절’이 아니라 ‘견뎌내야 하는 명절’이 되곤 합니다.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겨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죠.
가족 간 갈등, 역할 부담, 이동 스트레스, 경제적 지출, 그리고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신체적·정서적 피로를 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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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은 특별히 두리봄 심리상담센터의 권두리 대표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대표님은 다수의 대학, 기업, 병원, 공공기관, 학교 등에서 심리교육, 힐링 프로그램, 사회성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다양한 사람들의 자기이해와 관계 회복을 돕고 계십니다.
이번 글에서는 명절 증후군을 심리학적으로 이해하고, 실제로 마음을 회복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본 글은 두리봄 심리상담센터 권두리 대표님이 작성해주신 글입니다.

1️⃣ 명절 증후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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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증후군은 명절 전후로 발생하는 신체적·정서적 스트레스 반응을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피곤하다” 수준을 넘어, 짜증, 불면, 두통, 우울, 심한 경우 가족 간 단절이나 폭발적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역할 갈등과 불평등한 노동 분담 여전히 여성에게 집중된 가사 부담, 시댁 방문 시의 긴장감, ‘며느리 역할’에 대한 압박감이 대표적입니다.
  1. 가족 간 기대와 가치관 차이 오랜만에 만난 가족에게 “언제 결혼하니?”, “둘째는 언제?” 같은 질문을 받으며 개인의 삶이 평가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1. 심리적 거리감과 관계 피로 평소에는 잘 만나지 않던 친척들과의 갑작스러운 만남, 말 한마디로 오해가 쌓이기 쉬운 상황이 반복되죠.
  1. 이동 스트레스와 시간 압박감 장시간 운전, 귀성길 정체, 일정 조율 등으로 몸과 마음이 동시에 소진됩니다.
 

2️⃣ 심리적으로 보면, ‘명절 증후군’은 일종의 역할 스트레스(role st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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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는 개인이 여러 사회적 역할(배우자, 자녀, 직장인, 부모 등)을 수행할 때 서로 다른 요구가 충돌하면 역할갈등(role conflict)이 생긴다고 봅니다. 명절은 바로 이 갈등이 극대화되는 시기입니다.
직장에서는 인정받는 전문가지만, 명절에는 “며느리” 혹은 “장남”으로서 전혀 다른 기대가 부여됩니다. 가족에게 잘하고 싶지만, 정작 나 자신은 돌볼 여유가 없습니다.
쉬어야 하는 휴일이 ‘봉사하는 시간’으로 바뀌면서, 자율성(autonomy)이 침해되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결국 “나는 나답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될 때 사람은 심리적 탈진(burnout)상태로 이어집니다.
 

3️⃣ 명절 스트레스를 악화시키는 ‘심리적 패턴’ 3가지

1. 완벽주의

“시어머니가 피곤하지 않게 해야지”, “음식은 꼭 정성껏 해야 해” 등 스스로에게 높은 기준을 부여할수록 피로감은 커집니다. 완벽주의적 태도는 ‘잘하고 싶다’는 동기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자신을 지치게 만드는 내적 비판으로 이어집니다.

2. 감정 억제와 회피

속상하거나 억울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를수록, 신체화 증상(두통, 소화불량, 근육통 등)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괜찮은 척’의 결과로, 나중에는 무기력감이나 울분으로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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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교와 평가 의식

“형은 성공했는데…”, “친구들은 다 결혼했는데…”라는 비교는 자기비난을 강화합니다. 명절은 의도치 않게 ‘비교의 장’이 되기 쉬우므로, 자기 기준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4️⃣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는 ‘명절 증후군 회복법’

① 사전 조율: 내 역할의 경계 그리기

명절 전부터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와 ‘할 수 없는 부분’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령, 음식 준비는 한 끼까지만 돕기, 운전은 배우자와 번갈아 하기, 일정 부분은 외식이나 간편식 활용하기 등 선제적인 합의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건강한 자기 보호(boundary setting)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② 감정의 이름 붙이기 (Emotional labeling)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만으로도 편도체의 과잉활동이 줄어들고, 스트레스가 완화됩니다. 예를 들어 “짜증난다” 대신 “나는 지금 부담감을 느끼고 있어”라고 표현해보세요. 감정은 억누를수록 커지고, 인정할수록 작아집니다.

③ ‘해야 한다’ 대신 ‘하고 싶다’로 전환하기

인지행동치료(CBT)에서는 당위적 사고(should-thinking)를 완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명절엔 반드시 시댁에 가야 한다” → “나는 가족의 전통을 존중하고 싶지만, 내 컨디션도 소중하다.” 이처럼 문장을 바꾸면 통제감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줄어듭니다.

④ 짧은 회복 루틴 만들기

명절 중이라도 하루 10분은 ‘나만의 루틴’을 유지하세요. 산책, 명상, 따뜻한 차 한 잔, 간단한 스트레칭, 또는 일기 쓰기 등은 마음의 일관성을 유지하게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돌봄 행동(self-care behavior)’이라 부르며, 번아웃을 예방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습니다.

⑤ 갈등 상황에서의 심리적 거리두기

가족 간 언쟁이 생겼을 때, 즉각 반응하기보다 ‘심리적 거리두기’를 시도해보세요. ‘이 대화는 나의 존재 전체가 아니라 한 시점의 의견 차이에 불과하다’라고 마음속에서 되뇌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완화됩니다. 또는 ‘그분의 말은 그의 세계에서의 해석일 뿐’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상처받는 강도가 줄어듭니다.
 

5️⃣ 명절 이후의 ‘감정 해독기(Detox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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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끝난 후에는 감정의 잔여물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명절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1. ‘이번 명절에서 나를 힘들게 한 순간’을 구체적으로 적기 → 그 감정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파악하기 위한 기록입니다.
  1. 감정의 원인을 ‘타인’이 아닌 ‘상황’으로 보기 → ‘시어머니 때문이야’ 대신 ‘예상치 못한 일정이 겹쳐서 힘들었어’로 재구성하면 훨씬 객관적입니다.
  1. 나에게 맞는 회복 방식 찾기 → 조용히 영화 보기, 혼자 카페에 가기, 마사지나 산책 등 ‘혼자 있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들어 주세요.
 

6️⃣ ‘명절이 두렵다’면, 관계를 재설계할 때

매년 같은 문제로 갈등이 반복된다면, 이제는 ‘관계의 구조’를 재설계할 시점입니다. 심리상담에서는 이를 ‘관계 재구조화(restructuring)’라고 부릅니다.
매번 시댁에만 방문했다면, 격년제로 조율해보기, 가족모임 시간을 줄이고 대신 영상통화로 인사하기, 경제적 부담이 크다면, 선물 예산을 미리 상의하고 현실적으로 조정하기를 시작해보세요.
이러한 작은 변화가 결국은 가족관계의 균형을 되찾는 출발점이 됩니다.

🌿 마무리하며

명절 증후군은 ‘약한 사람만 겪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한계를 잘 알고, 정서에 민감한 사람들이 더 많이 경험합니다. 그러니 “왜 나는 이렇게 예민할까” 자책하지 말고, "나는 나의 감정을 잘 느낄 줄 아는 사람이구나"라고 바라보세요.
명절은 관계의 시간인 동시에 자기돌봄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올해 추석에는 누군가를 만족시키기보다, "나는 어떻게 하면 덜 지치고 더 편안할까"를 먼저 물어보세요. 그 질문 하나가, 당신의 명절을 ‘의무의 시간’에서 ‘회복의 시간’으로 바꿔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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